올해도 봄꽃축제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예년보다 길어진 추위로 인해 꽃이 피지 않은 상태에서 축제를 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봄꽃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축제 일정 조정과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개화 시기에 맞춰 축제를 여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광양 매화축제는 개막일 기준 개화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작됐다. 이는 지난해 개화율이 30~40%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매화뿐만 아니라 벚꽃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는 4월 4일로 개막 날짜를 정했지만, 개화 시기가 불확실해 축제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축제 역시 개화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할 방침을 정했다. 이는 벚꽃이 필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꽃에만 의존하지 않는 축제를 준비하는 방안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봄꽃 개화 시기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진 가장 큰 원인은 이상기후다. 올해도 2월에 두 차례 북극한파가 찾아왔고, 3월 초에는 예상치 못한 눈까지 내렸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점점 더 빈번해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축제 일정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봄꽃 개화 시기는 더욱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축제 운영 방식도 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경주의 대릉원 돌담길 벚꽃축제는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시사하는 좋은 사례다. 이 축제는 벚꽃 개화 시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이 꽃이 없더라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벚꽃 거리예술 공연, 라이트쇼,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 푸드트럭 및 플리마켓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 거리를 마련함으로써 벚꽃이 피지 않더라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QR코드 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긴 줄을 줄이고, 교통 통제를 통해 방문객들의 안전까지 고려했다. 이러한 방식은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충분히 벤치마킹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축제가 단순히 특정 꽃의 개화 시기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문화 행사로 변모해야 한다. 벚꽃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색을 살린 전통문화 체험, 음악 공연, 친환경 프로그램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축제 일정 역시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개화 시기에 맞춰 날짜를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방문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축제 기획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기상청과의 협력을 강화해 보다 정밀한 개화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역 관광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벚꽃뿐만 아니라 철쭉, 유채꽃 등 개화 시기가 다른 꽃들을 활용한 축제도 고려해 볼 만하다.
봄꽃축제는 단순한 관광 행사가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문화적 자산 홍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인해 꽃이 피지 않은 상태에서 축제를 강행하면 방문객들의 실망감만 커질 뿐이다. 이제는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축제의 본질을 재정립해야 한다. 꽃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축제, 기후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축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봄꽃축제의 의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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