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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덧없는 세월아
보랏빛 엽서수필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5년 01월 17일(금) 15:35

↑↑ 우리나라 북망산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지난한 세월을 살아 본 사람들은 세상을 무엇이라고 평하던가? 나는 세월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여도 그 세월 눈치 한 번 아주 빠르게 알아달라고 달려든다. 지금의 나이가 아니었을 때 어린 시절 불국사기차역 역전광장에서 상영하던 흑백영화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난다. 그것이 세월이던가?

많은 사람들이 저 젊었을 때는 세월이 모 났는지, 둥근 지도 관심이 없다가 종심(從心)나이가 훌쩍 넘으니 곧잘 세월 탓하고 산다. 물론 나도 그렇다. 어찌하여 무엇 하다가 이렇게 종심하고도 여러 해를 살고, 살아 왔던가?

앉으면서 아야~, 일어서면서 아야~얏 소리를 내니 손녀가 별명을 지어 주었다. “할배 별명은 아야야~’이다.”라고. 그 놈 참 별명도 잘 짓는다. 그래 나도 아직 젊다면 젊은데 어찌 이리 마디마다 아파 오는가? 나도 처음부터 그렇게 아팠던 사람이 아니잖은가? 일흔 줄에 들기 시작하면서 기가 떨어지고, 듣기가 힘들어 오고, 자꾸 슬퍼지고, 하릴 없이 멍 때리기를 즐겨하다가 후다닥 컴퓨터 켜고서 글 쓸 뿐이다. 나도 늙었다고 세월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벌써 들린 소식에 초교 동기생 168명 중에 스물한 명이 유명을 달리하였다. 간혹 그 소식 듣고 참석도 하여보았는데 그 자리에 모인 동기들도 육체적으로나 마음으로나 참 많이 나처럼 늙은 동기생도 더러 있었다. 만나서 하는 소리는 거개가 삶에서 고생했던 이야기며, 돈 많이 벌었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해대고 있다. 우리들은 시골촌놈으로 지금까지 용케 살아왔던 것이 바로 기적 아니던가? 비록 삶에서 찌 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로 되었지만 그것이 사람 삶 아니던가?

사람이 죽으면 북망산을 찾아간다. 그 산이 멀리 있는 곳이 아니며 집 문지방을 넘으면 북망산이요, 그곳이 유택이다. 북망산은 본래 중국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陽)의 북쪽에 있는 작은 산 이름이다. 그 곳은 망읍이요, 망산이라 했는데 북쪽에 위치했기에 북망산이라 불리었다. 후에 사람 죽어 묻히는 곳을 굳이 북망산이라고 하며, “죽으면 북망산 간다.”고 하여 우리나라 사람들도 저절로 따라 이 말을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오는 게 현실이다.

이제껏 살아 왔음에 아무런 미련도 없으며, 덧없는 세월이 종요로울 뿐이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예전의 유럽인구 1/4(2,500만 명)이 죽었던 흑사병에 버금간다. 과학이 발달한 21세기에 살면서 눈에 보이지도 아니하는 작은 바이러스로 인하여 세상의 인간들을 이렇게 덧없이 만드는가?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하듯 아무리 고생스럽고 욕되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이다. 덧없는 세월에 말붙여 본다. 세월도 탓하고, 삶의 복합 방정식이 풀리지 않아 짜증도 내었다. 그래도 세월은 덧없이 흘러간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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