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시래기(망둥어의 경상도 방언) 제 살 뜯나. 10억원의 재산을 가진 부모가 나이가 들어 자식들에게 재산을 상속하면 자식들은 부자가 되지만 재산을 상속한 부모는 재산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상속받은 재산과 상속해준 재산을 합치면 여전히 10억원이다. 10억의 재산을 상속받았다고 해서 그 집안 전체의 재산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가진 재산은 고정재산이고, 외부에서 돈을 벌어들여야만 재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른바 ‘풍선효과’란 말이 있다. 풍선에 바람을 불어 한쪽 면을 누르면 한쪽 면이 부풀어 오른다. 전체 공기압은 똑같으나 누른 쪽의 공기가 팽창하면서 다른 면이 부풀어 오르지만 풍선속에 들어있는 공기의 양은 처음과 비례한다.
전체적인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이것이 풍선효과다. 경주역 신도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건천읍 인구가 한 달 사이에 350명이 늘어났다고 건천읍행정복지센터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꼭 건천읍 직원들이 인구유입정책을 펼쳐 타도시 인구를 유입한 것처럼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경주지역에 이 동네에서 저 동네로 이사간 것을 두고 인구가 늘어났다고 자랑하고 있다. 물론 말은 맞는 말이다. 이 동네에서 이사를 왔던, 저 동네에서 이사를 왔던 건천인구가 늘어난 것은 맞다. 외지인들이 봤을 때 착시효과를 노린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난리를 치고 있다.
한심한 공무원들의 행태로 보인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런 이동을 인구유입으로 포장을 하고 자랑해선 안 된다. 정작 타도시 인구 유입을 위한 정책이나 아이디어로 장기적인 인구 유입의 전략이 공무원들로부터 나와야 한다.
경주시 전체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한쪽 동네 인구가 늘어났다고 자랑할 일인가. 불국동이 그랬다. 한수원 사택이 있는 두산위브 아파트 입주민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인구가 늘어나 1만명이 넘어서자 축하 행사까지 개최했다.
지금은 1만명이 무너진 상태다. 이것 또한 일시적인 풍선효과인 것이다. 경주시 인구와 세대증감 현황을 보면 건천읍의 인구는 7월 말 기준 9천150명으로(전월 8천800명) 전월 대비 350명이 증가했고, 입주민 가운데 타지역 전입자는 5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7월 말 기준으로 경주시 전체 인구는 24만5천601명으로(전월 24만5천669명) 한 달 새 68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천읍행정복지센터는 도농복합도시 생활거점지역이 될 것이라고 떠들 것이 아니라 정주인구나 생활인구 유입을 위한 전략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풍선효과를 자랑하지 말고 도농복합도시를 활용한 인구유입을 위한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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