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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단지 ‘보문로’→‘한국관광1번로’ 명칭 변경
경주시, APEC 정상회의 맞춰 상징성 강화 목적
주민 의견 거쳐 주소정보위원회에서 최종 결정
이종협 기자 / 입력 : 2024년 08월 02일(금) 16:29

↑↑ 도로명주소 변경 추진 위치도
ⓒ 황성신문

↑↑ ‘보문로’에서 ‘한국관광1번로’로 도로명을 변경하는 보문관광단지 내 경북관광홍보관 인근 도로 입구 모습.
ⓒ 황성신문
‘대한민국 관광1번지’로 대표되는 보문관광단지의 도로명이 ‘보문로’에서 ‘한국관광1번로’로 변경된다.
경주시에 따르면 보문관광단지 내 도로명 ‘보문로 424-1’에서 ‘보문로 424-34’ 까지의 명칭을 ‘한국관광1번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해당 구간은 너비 16m에 연장 325m로 경상북도 관광홍보관을 비롯해 구 호반장(커피숍), 보문단지종합상가 등이 있다. 이번 도로명 변경 추진은 경북문화관광공사의 요청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됐으며, 대한민국 관광컨벤션산업 발상지인 육부촌의 국가유산화는 물론 보문관광단지 개장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이 목적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내년에 개최될 ‘2025 APEC 정상회의’에 따른 보문관광단지의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도 도로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시는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경주시보,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해당 구간 내 주소 사용자를 대상으로 동의도 전부 받은 상태다. 도로명 변경을 위해선 지역주민과 사업자 등 주소 사용자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주민 의견 수렴을 완료한 만큼 이번에 열리는 주소정보위원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보문관광단지 내 대한민국 관광 역사의 상징성을 기념하는 도로명이 없었으나, 이번 도로명 변경을 통해 그 상징성을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경주시는 앞으로도 주소가 고유 지명이나 지역 특색을 나타낼 수 있도록 도로명 변경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도로명주소가 일상생활 속에서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관광역사의 시작’이라는 상징성 부여
경주 관광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보문관광단지’다. 지난 1979년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 관광지인 보문관광단지는 연간 800만 명이 찾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관광 1번지’다.
특히 보문관광단지의 물레방아 광장 앞에는 ‘대한민국 관광의 역사, 이곳에서 시작되다’라는 기념비가 있다. 눈부신 경제성장 이후 문화와 여가로 대표되는 국내 관광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곳이 바로 보문관광단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한민국 관광 1번지’인 보문관광단지 개장 50주년을 기념하고 내년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도로명 ‘한국관광1번로’로 변경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다는 시민들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여기에 더해 도로명 변경이 별다른 문제 없이 주소정보위원회를 통과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도로명 변경 시기에 맞춰 경북도지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를 초청해 제막식를 가질 예정이다.
# 도로명 변경, 주민동의가 가장 어려워
1910년 일제가 식민 통치와 조세 징수를 목적으로 토지의 지번, 지목, 경계 등을 기록하는 지적을 바탕으로 주소를 부여하던 '지번 주소' 방식에서 '도로명주소'를 사용 한지도 어느덧 10년을 넘어섰다.
지난 2007년 도로명주소법을 제정하고 2011년 전국 일제 고시를 거쳐 2014년 1월 1일부터 도로명주소를 공법관계 주소로 전면 사용하고 있다. 도로명주소 도입 초기에는 ‘어감이 좋지 않다’, ‘집값에 영향’, ‘외래어 도로명칭 순우리말로 변경’ 등 2011년 고시 이후 도로명주소 변경 신청 이유도 다양했다.
도로명 변경은 주민 50%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지자체에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단 도로명의 안정성을 위해 도로명이 변경된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으면 변경을 신청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 도로명 변경시 가장 어려운 점은 주민동의를 얻는 것이라고 한다.
# ‘용담로’→‘황성공원로’ 도로명 변경, 행정명 변경 ‘양북면’→‘문무대왕면’ 으로
이번 ‘보문로’에서 ‘한국관광1번로’ 도로명 명칭 변경에 앞서 경주지역에서는 지난 2020년 황성공원 일원 도로명이 기존 ‘용담로’에서 ‘황성공원로’ 로 바꾼 바 있다.
황성공원은 신라문화제 등 각종 문화체육행사가 펼쳐지는 장소로 지역 명소의 특성을 살려 도로명을 변경했다.
도로명 변경과는 별도로 경주시는 2021년 4월 1일부터 양북면의 명칭을 문무대왕면으로 행정명칭을 변경했다. 일제 강점기에 붙여진 의미 없던 지명에서 지역 고유성과 역사성을 띈 명칭으로 변경하게 됐다.
양북면은 조선시대까지 감포읍과 양남면을 합쳐 동해면으로 불렸지만, 1914년 행정구역 개편 과정에서 지역 고유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한 방위 구분에 따른 이름을 계속 사용해 왔다.
시는 행정명칭 변경에 앞서 수요조사와 주민여론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쳤고, 주민설문조사에서도 1288세대 중 1137세대(88.3%)가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또 새 명칭을 제안한 주민 1008명 중 76.5%인 771명이 문무대왕면을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천년고도 경주의 관문인 고속철도(KTX) '신경주역' 명칭이 '경주역'으로 변경됐다.
2010년 11월 경부고속선 2단계 구간 개통 당시 ‘신경주역’이라는 역명으로 문을 연 지 13년 1개월 만이다. KTX 신경주역과 동해남부선 경주역이 함께 사용되다가 2021년 12월 ‘경주역’이 폐역이 되면서 신경주역의 역명 변경 절차가 본격화됐다.
변경에 앞서 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22년 1월 지명위원회를 통해 역명 변경안을 의결하고, 같은 해 2월 국가철도공단에 역명 변경을 공식 요청하면서 2023년 2월 국토부 고시로 역명 변경이 확정됐다.
신경주역 명칭은 2010년 11월 경부고속선 2단계 구간 개통 당시 중앙선·동해남부선 경주역과의 혼선을 막기 위해 붙여졌다. 기존 경주역은 2021년 12월 중앙선·동해남부선이 이설되면서 더 이상 이용되지 않는다.

이종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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