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관련법은 공무원의 복무 자세를 규정하고 있다. 인권을 존중하며 국민의 편에 서서 친절 공정하고, 신속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친절과 공정을 근본으로 국민의 편에 서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나 적당주의와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국민의 입장보다는 본인의 입장에서 업무처리를 하는 경우를 우리는 허다하게 많이 봐왔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면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는 독선적 사고로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이 아직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죽하면 공무원 스스로가 ‘버려야 할 10가지 말’까지 유행했을까. 일 더 한다고 봉급 더 주나(무사안일), 대충대충 하지 머(적당주의), 출세하려면 줄을 잘 서야지(기회주의) 가 그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뿌리 깊은 사고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조직 속에서도 군계일학 같은 공무원이 있다. 그렇기에 공무원 조직이 살아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보덕동에 근무하는 김용식 생활지원팀장이다. 나보다는 주민들을 먼저 생각하며 주민들 입장에서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공무원이 바로 김용식 팀장이다. 그는 올해로 공직에 투신 한지 31년이 됐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그가 펼쳐온 공직자 정신은 많은 주민들로부터 귀감이 되고 있으며, 공직 상의 표본이라 할 만큼 모범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출세하려면 줄을 잘서야 한다는 기회주의와는 거리가 먼 공무원이다. 김용식 팀장의 일상을 보면 철저하게 주민만 생각하는 봉사 정신이 몸에 밴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보덕동 행정복지센터로 발령받았다. 자택은 성건동이다. 그는 성건동에서 매일 같이 보덕동 행정복지센터까지 마라톤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허리에는 50리터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차고 강변의 쓰레기를 주우며 출근을 하고 있다. 새벽 6시에 자택을 출발해 뛰면서 경주 환경을 깨끗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마라톤 출근을 하며 환경만 깨끗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까지 맑아져 업무의 효율도 높아진다고 한다. 또 보덕동 행정복지센터는 보문관광단지에 위치하고 있어 환경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한다. 연간 수천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보문관광단지를 깨끗이 하는 것도 공무원이 해야 할 책임과 의무라고 말한다. 김 팀장의 봉사 정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북군동의 공유지에 꽃밭을 가꾼다. 공유지라지만 쓰레기만 가득한 쓸모 없이 버려진 땅에 꽃을 심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꽃밭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없다”며 환하게 웃는다. 공유지에 밭을 일구고, 꽃을 심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예산을 아끼기 위해 직접 장비를 들고 꽃을 심기 위한 작업을 한다. 진정한 공무원상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승진과 요직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사안일주의나 적당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고를 가지고 있다, 보덕동 주민들에 따르면 그는 항상 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규제나 규정으로 인해 안 된다는 부정보다는 방법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 시대 진정한 공무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제 시대는 변하고 있다. 공직자에게 ‘봉사’와 ‘희생’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대명률이다. 특히 지방자치 시대에서는 오직 주민만 생각하는 공무원이 필요하다. 김용식 팀장은 이 시대의 진정한 공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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