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들썩이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34만t을 30년 이상 바다에 버릴 것이라고 한다. 올해는 네 차례에 걸쳐 전체 오염수의 2.3%인 총 3만1200t을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철저하게 국익을 앞세운 일본이 대한민국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이 있을 리 만무하다.
우려되는 것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책보다는 정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야당은 오염수 방류에 대해 현 정부를 최대한 공격할 것이며 지금도 그렇다. 또 거리 투쟁으로 일본에 대한 굴욕과 국민 건강 문제를 들며 정부를 비판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야당의 주장이 국민의 안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정쟁이 목적이라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사회가 분열되는 것을 경계하고, 피해 국민을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괴담’ 주장만으로는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야당이 반발하더라도 지속적인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일본에 당당히 요구하고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금처럼 일본에 끌려다니는 모양새는 국민의 이해를 구하지 못할 것이다.
일본 정부는 방류 피해 지원용으로 300억엔(약 2800억 원), 어업 지원용으로 500억 엔(약 4600억 원)의 기금을 각각 마련해놓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해양 방출로 인한 방사선 영향은 무시할 정도이므로 주변국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일본의 이 같은 입장은 원전 오염수 방류를 추진하면서 이미 예견됐기 때문에 더이상 놀랄 일은 아니다.
우선 급한 것이 일본 오염수 방류로 직격탄을 맞은 수산업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하지만 정부 여당의 인식을 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의 힘은 일본에 우리 수산업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 요구는커녕 급조된 방책만 내놓고 있다.
국민의 힘은 오염수 방류 하루 전날인 지난 23일 당정 협의를 통해 오염수 방류로 피해를 입는 어민 지원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2000억 원을 추가 편성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오염수 방류로 피해를 보는 우리 어민들에게 우리 국민 세금으로 보상하겠다는 정책을 어느 국민이 공감하겠는가. 현 정부의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안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는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래세대에 대한 문제다. 오염수는 빠르면 4~5년 길게는 10년 후 태평양을 돌아 우리 해역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지만 그래도 오염수에 오염된 바다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이제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늦었지만 우리 국민의 우려와 피해를 일본 정부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또 오염수 방류 감독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관련 자료 또한 확보해야 한다. 만일 문제가 있다면 일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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